어떤 드라마인가
어린 시절 이탈리아로 입양되어 마피아 조직의 고문 변호사가 된 빈센조 까사노가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그가 찾아간 곳은 서울의 낡은 상가 건물 금가프라자로, 그에게는 이 건물을 둘러싼 은밀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을 노리는 거대 기업과 부딪히고, 개성 넘치는 세입자들과 엮이면서 일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법정물의 뼈대에 범죄 액션과 코미디를 섞어, 악당보다 더 악랄한 방식으로 악을 상대하는 주인공을 그린 작품입니다.
만든 사람들과 출연진
극본은 '김과장', '열혈사제'를 쓴 박재범 작가가 맡았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쳐 권력자를 골탕 먹이는 통쾌한 블랙코미디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연출은 김희원 감독입니다. 빈센조 역은 송중기, 그와 얽히는 변호사 홍차영 역은 전여빈이 연기하고, 옥택연이 주요 인물로 함께합니다. 금가프라자 세입자들을 연기하는 조연 배우들의 앙상블도 이 작품의 큰 재미입니다.
- 방송: 2021년 tvN, 20부작
- 극본: 박재범
- 연출: 김희원
- 빈센조: 송중기
- 홍차영: 전여빈, 주요 출연: 옥택연
악으로 악을 상대한다
빈센조는 정의감에 불타는 영웅이 아닙니다. 냉정하고 계산적이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 작품은 그런 사람이 법의 테두리 밖에서 더 큰 악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통쾌하게 보여 줍니다. 현실에서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 응징을 대신 해 준다는 점에서 시원함을 주지만, 동시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불편한 질문도 남깁니다. 주인공을 마냥 응원하기보다 그 방식에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금가프라자 사람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낡은 건물에 터를 잡은 세입자들입니다. 각자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엉뚱하고 시끄럽게 살아가는 이들은 처음에는 빈센조를 귀찮게 하는 존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회차가 이어질수록 이들의 소박한 연대가 이야기의 온기를 만들어 냅니다. 냉혹한 주인공과 정 많은 이웃들의 대비가 무거운 이야기 속에서 웃음과 숨 돌릴 틈을 줍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통쾌함은 혼자 이기는 영웅담이라기보다 함께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상 포인트
장르가 쉴 새 없이 바뀌는 작품이라 아래 지점을 의식하면 리듬을 즐기기 쉽습니다.
- 진지한 장면 직후 코미디로 뒤집히는 순간의 연출
- 빈센조와 홍차영이 대화로 주고받는 기 싸움
- 세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숨은 사연과 특기
- 주인공의 정장과 소품처럼 인물을 드러내는 시각적 장치
박재범식 블랙코미디
'김과장'이나 '열혈사제'를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공식을 발견할 것입니다. 부패한 권력과 대기업을 과장된 악당으로 그리고, 평범하거나 엉뚱한 사람들이 뭉쳐 이들을 골탕 먹이는 구도입니다. 이 작품은 여기에 마피아라는 이국적인 설정과 이탈리아풍의 음악, 화려한 영상미를 더해 한층 장르적인 색을 입혔습니다. 사회를 풍자하는 대사와 만화 같은 과장이 함께 굴러가는 박자를 즐기면 됩니다. 박재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이 작품을 먼저 보고 거슬러 올라가며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보기 전에 알아둘 점
코미디가 많지만 폭력과 살인이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도 꽤 있어 수위가 낮지 않습니다. 웃긴 장면과 끔찍한 장면이 한 회 안에서 급격히 오가기 때문에 이런 톤 변화에 익숙하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쓰는 이탈리아어 대사가 일부 나오고, 회차가 20회로 길어 중반에 호흡이 늘어진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법정 장면은 극적 재미를 위해 과장된 부분이 많으니 실제 법 절차와는 구분해서 보세요. 주인공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방식이 과격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응징 장면의 수위에 민감하다면 미리 염두에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시청자에게 권한다
답답한 현실을 시원하게 뒤집는 사이다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안티히어로가 주인공인 범죄물이나, 진지함과 웃음이 뒤섞인 블랙코미디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권합니다. '이태원 클라쓰'처럼 거대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나 '더 글로리'처럼 응징의 서사를 좋아했다면 다른 맛의 통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뿐 아니라 세입자들 중 누구에게 가장 정이 가는지 찾아보며 보는 것도 즐거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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